삼성·SK하이닉스 中매출 비중 하락은 '착시효과'…실제 수출액은 역대 최고
올해 7월까지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165% 급증한 2333억 달러를 기록했고 중국은 여전히 최대 수출국 지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매출 비중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HBM 등 고부가 제품의 폭발적 성장에 따른 통계상의 착시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7월까지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165% 급증한 2333억 달러를 기록했고 중국은 여전히 최대 수출국 지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매출 비중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HBM 등 고부가 제품의 폭발적 성장에 따른 통계상의 착시라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중국은 여전히 최대 수출 시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시장 철수의 신호가 아니라, 두 회사의 전체 사업이 워낙 빠르게 성장하면서 생긴 '착시 효과'라고 설명한다.
올해 1~7월 누적 반도체 수출액은 233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880억 달러 대비 165.1% 급증했다. 월별 수출액은 3월 이후 5개월 연속 300억 달러를 넘었고, 6월과 7월에는 2개월 연속 4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월평균 수출액은 지난해 평균의 약 3배 수준이다. 중국은 7월 한 달간 115억6000만 달러 규모의 한국산 반도체를 수입해 미국(25억7000만 달러)의 약 4배에 달하는 물량을 흡수했으며, 두 국가 모두 전년 대비 18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런 호황 속에서도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 비중은 지난해 약 25%에서 올해 약 20%로, SK하이닉스는 23%에서 약 18%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절대 금액으로 보면 상황은 다르다. 삼성전자의 중국(홍콩 포함) 매출은 2024년 약 64조9300억원에서 2025년 약 71조5800억원으로 늘었고,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22조3900억원에서 26조700억원으로 증가했다. 즉 두 회사 모두 중국 매출은 계속 늘고 있지만, HBM과 AI 서버용 D램, 기업용 SSD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전체 매출이 더 빠르게 성장하면서 비중만 낮아진 것이다.
전체 성장세의 규모를 보면 이런 착시가 이해된다.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 81조7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내 반도체 사업을 축소하거나 전략을 바꾸는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고, SK하이닉스 관계자 역시 "중국 시장에서도 지금은 D램을 팔 물량이 없어서 못 팔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지 경쟁에 밀리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 등 현지 업체들의 성장세도 주목받고 있다. CXMT는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을 2025년 1분기 약 3%에서 1년 뒤 약 8%까지 끌어올렸는데, 이는 주로 범용 DDR4·DDR5 제품으로 중국 내수 수요를 흡수한 결과다. 그럼에도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3~4년에 달하는 기술 격차와 가파른 반도체 가격 상승세를 고려하면 당분간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DDR5 8Gb 제품 가격은 지난해 7월 대비 500% 이상, 낸드 128Gb 가격은 약 786% 급등했다.
정부와 증권가는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강감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투자정책실장은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증설 효과로 수출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 임혜윤 연구원은 하반기 반도체 수출이 2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고, 신한투자증권 이진경 연구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출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정부가 핵심 부품 자급률 80%를 목표로 추진 중인 '반도체 자립' 정책이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CXMT는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허페이, 상하이, 베이징 등지에서 신규 공장 건설과 증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이미 옛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D램 기술을 CXMT에 유출한 혐의로 처벌받은 사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격차는 아직 3~4년 수준이지만, 반도체 초호황이 끝난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며 중국 업체들의 움직임을 긴장감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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