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정보기관 대대적 확충 지시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정보기관에 위성·사이버·해외 첩보 능력 확대를 지시하면서 러시아, 중국과의 정보 협력 강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정보기관에 위성·사이버·해외 첩보 능력 확대를 지시하면서 러시아, 중국과의 정보 협력 강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 정보기관에 군사 정찰과 해외 정보 수집 능력을 대폭 강화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과 러시아, 중국 간 정보 협력이 한층 긴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달 초 회의에서 위협에 대응하고 핵심 정보를 수집하는 능력을 높이라고 지시했다. 해당 지시는 지난해 9월 정찰총국에서 확대·개편된 '총정찰정보국'을 겨냥한 것으로, 이 기관은 재래식 첩보 활동은 물론 해외 비밀공작, 사이버 공격, 군사 정찰위성 운용까지 총괄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평양이 모스크바, 베이징과의 관계를 한층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 2016년 한미 군사기밀 유출,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벌어진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 등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2024년 기준 약 43개국에만 외교공관을 두고 있는 제한된 네트워크에도 불구하고 해외 공작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둬왔다고 평가한다.
위성 능력은 북한의 명백한 약점으로 꼽힌다. 현재 궤도에 안착한 정찰위성은 2023년 11월 발사된 '만리경-1호' 단 하나뿐이며, 외부 전문가들은 이 위성이 실제로 얼마나 쓸모 있는 영상을 제공하는지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추가 위성 발사는 실패하거나 지연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 위성과 발사체 관련 기술을 은밀히 지원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해왔으며, 2023년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다. 여러 위성을 동시에 운용할 경우 북한은 한국, 일본, 미군 시설을 지금보다 훨씬 자주 감시할 수 있게 된다.
사이버 작전 역시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분야로 꼽힌다. 북한 해커들은 국가 프로그램 자금 조달을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을 탈취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으며, 유엔 조사관들은 2017년부터 2023년 사이 가상자산 기업을 겨냥한 북한발 사이버 공격 의혹 사례를 수십 건 조사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공식 협정이 없더라도 북한과 러시아가 악성코드와 기술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고 본다.
북한, 러시아, 중국 3자 간 정보 동맹이 공식 발표된 적은 없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가 조지프 버뮤데즈는 이들 3국의 협력이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로 구성된 '파이브 아이즈'와 같은 제도화된 형태보다는 비공식적인 역할 분담에 가까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경우 러시아는 위성·군사 노하우를, 중국은 통신 인프라와 폭넓은 해외 거점 접근권을, 북한은 사이버 인력과 자체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각각 제공할 수 있다.
평양은 또한 러시아와 가까운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도 넓혀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벨라루스는 오는 8월 평양에 대사관을 개설할 예정이다. 전인범 전 특수전사령관은 외교 네트워크가 확대되면 북한이 해외 통신을 감청하고 사이버 작전을 지원할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 정부 기관과 방위산업체, 금융기관, 해외 공관을 겨냥한 침투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