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3조 유상증자, 금감원 심사 넘을 수 있을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스위스 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 인수와 설비 증설을 위해 약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지만, 금융감독원의 한층 엄격해진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스위스 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 인수와 설비 증설을 위해 약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지만, 금융감독원의 한층 엄격해진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약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이 계획이 금융감독원(금감원)의 심사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로 옮겨가고 있다. 올해 금감원은 대규모 기업 자금 조달에 대해 한층 강도 높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조달 자금의 약 90%인 2조7062억원을 스위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PolyPeptide Group AG) 지분 100% 인수에 사용하고, 나머지 2948억원은 제2바이오캠퍼스 6공장 증설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유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를 일반공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신주 발행 비율은 기존 주식의 약 4.9%에 불과해 최근 조 단위 유증을 발표한 다른 기업들에 비해 희석 우려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차이가 주목받는 이유는 금감원이 올해 삼성SD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 조 단위 유상증자를 발표한 기업들에 반복적으로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며 일정 지연과 주가 하락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화솔루션은 조달 자금의 절반 이상이 채무 상환에 쓰일 예정이라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되며, 최초 2조4000억원이던 증자 규모를 1조7000억원까지 줄여야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런 전례를 피하기 위해 자금 사용 목적을 명확히 밝히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이 채무 상환 목적은 '0원'이며, 인수와 설비 투자를 위한 성장 재원으로만 전액 쓰인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증권신고서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부과 위험, 글로벌 제약사들의 자체 생산 확대로 인한 위탁 수요 감소 위험, 인수 지연·불발 리스크, 인수 후 통합(PMI) 과정의 고유 위험 등 구체적인 리스크 요인도 상세히 기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무조건 조 단위 대규모 유상증자라고 해서 관례상 정정 요구를 하는 것은 오해"라며, 자금 사용 목적이 얼마나 명확한지와 주주들에게 추가 출자를 요청했을 때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정정 요구에도 보완이 미흡한 기업은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개적으로 알리는 반면, 리스크를 충실히 기재한 우수 기업의 신고서는 신속히 심사해 적기 자금 조달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의 시선도 한결 긍정적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자금 조달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고, 인수와 증자를 한 번에 발표한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며 발표 전 커졌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덜어낸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