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러시아와는 밀착하면서도 중국엔 여전히 신중한 태도
스팀슨센터 38노스의 새 분석에 따르면 북한이 안보 사안에서 중국과의 정책 공조를 강화하면서도 공개적인 우호 표현은 계속 자제하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를 향한 노골적인 친밀 표현과 뚜렷이 대비된다.
스팀슨센터 38노스의 새 분석에 따르면 북한이 안보 사안에서 중국과의 정책 공조를 강화하면서도 공개적인 우호 표현은 계속 자제하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를 향한 노골적인 친밀 표현과 뚜렷이 대비된다.
북한이 중국과 지역 안보 문제에서 보조를 맞추면서도 공개적으로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팀슨센터 산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21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분석가 레이철 민영 리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9일 발표한 '국제문제에 대한 입장'이 미국·러시아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태도에서도 눈에 띄는 비대칭성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담화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워싱턴에 대한 언급보다 러시아와 중국을 대하는 어조의 확연한 차이였다. 김여정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명확한 지지를 표명하며 양국 조약에 "무한히 충직"하다고 밝혔다. 반면 일본의 군비 확장을 강하게 비판하는 등 전반적인 입장은 중국의 시각과 상당 부분 겹쳤음에도, 중국을 직접 거론하거나 연대를 표명하지는 않았다.
이 같은 누락은 특히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베이징의 입장을 공개 지지한 전례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에는 그에 상응하는 제스처가 전혀 없었다고 짚었다. 시점도 눈길을 끈다. 김여정의 담화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반도 안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 중이던 때 나왔는데, 보고서는 이 우연의 의미는 분명하지 않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보고서는 이번 사례를 최근 몇 달간 이어진 더 큰 흐름 속에서 조명했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7월 북중 우호조약 체결 65주년을 비교적 절제된 톤으로 보도했으며, 양국 관계를 상징해온 표현인 '피로 맺어진 친선'이라는 문구도 빠졌다. 비슷한 시기 김정은이 고위급 중국 대표단을 접견했을 때도, 지난 4월 왕이 부장과 6월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에서 보였던 것과 같은 중국 입장에 대한 명시적 지지 표명은 없었다고 한다.
지난 7월 말 김정은이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중국군 열사들의 묘지를 참배한 것 역시 2018년, 2023년 참배 당시와 비교하면 절제된 모습이었다. 당시에는 관영매체가 김정은의 발언을 상세히 전하며 역사적 희생을 현재의 관계 강화와 명확히 연결지었다. 이는 8월 김정은의 해방탑 참배를 다룬 보도와 뚜렷이 대비된다. 그는 러시아와의 "혈연적 유대"를 언급하며 양국 우의가 대를 이어 계승·발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일본의 안보 행보 등을 둘러싼 북중 간 정책적 공조 확대가 공개적인 우호 관계 강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결론지으며,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태도를 의도적으로 다르게 설정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러한 '조용한 공조'와 '공개적 자제'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향후 북중관계 개선의 폭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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