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가동의 역설'…LG디스플레이, 공장 100% 돌려도 적자
LG디스플레이가 파주·광저우·구미 등 주요 공장 가동률을 거의 100%까지 끌어올렸지만, 판가 하락 여파로 2분기 다시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LG디스플레이가 파주·광저우·구미 등 주요 공장 가동률을 거의 100%까지 끌어올렸지만, 판가 하락 여파로 2분기 다시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LG디스플레이가 주요 생산 거점의 가동률을 사실상 100%에 가깝게 유지하고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회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파주(99.7%), 광저우(100%), 구미(97.8%) 등 핵심 패널 공장의 가동률은 모두 100%에 육박했다. 통상 이 정도 가동률이면 견조한 수요와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출하량은 실제로 늘었다. 제품 출하 면적은 1분기 320만㎡에서 2분기 360만㎡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매출액도 5조5340억원에서 5조6121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그러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1분기에도 146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1080억원의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여기에는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 약 2400억원이 반영됐으며, 이를 제외하면 1320억원의 흑자이지만 실질적인 회복세는 여전히 더디다는 평가다.
문제의 핵심은 수요가 아니라 가격이다. LG디스플레이 제품의 면적당 평균판매가격(ASP)은 지난해 3분기 1365달러에서 올해 2분기 1079달러로 1년 새 20% 이상 떨어졌다. 전방 수요의 장기 정체와 패널 업체 간 가격 경쟁 심화가 겹친 결과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대표적인 장치산업으로,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가동률을 낮추면 감가상각비와 설비 유지보수비 등 고정비가 그대로 손실로 이어진다.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라인을 쉼 없이 돌려 단위당 고정비를 낮추는 것이 사실상 가장 피해를 줄이는 선택인 셈이다.
이런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는 단순 물량 확대를 넘어 전사적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연구개발과 제품 설계부터 제조·생산 공정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전반에 AI를 접목해, AI 기반 시뮬레이션으로 설계 기간을 단축하고 공정 데이터 실시간 분석으로 불량률을 낮춰 구조적인 원가 절감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저수익 범용 LCD 사업 비중을 줄이고 광저우 LCD 공장 매각을 추진하는 등 OLED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가 실적 반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고객사 애플의 하반기 신제품 출시로 중소형 OLED 출하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강민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모바일 패널 출하량이 사상 최대치인 8000만대 이상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며, 중화권 업체들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틈을 타 LG디스플레이가 북미 고객사의 플래그십 물량을 과점할 기회가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스마트폰 원가에서 메모리 비중이 커지면서 비메모리 부품에 대한 단가 인하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