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 전략적 자율성과 한미동맹·대북 외교 사이 균형점 모색
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 국빈 방문 중 전략적 자율성 확대와 한미동맹 강화, 그리고 대북 대화 재개를 함께 추진하는 외교 구상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 국빈 방문 중 전략적 자율성 확대와 한미동맹 강화, 그리고 대북 대화 재개를 함께 추진하는 외교 구상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 국빈 방문을 계기로 여러 상충하는 외교 과제를 동시에 풀어가려는 구상을 내놓았다.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넓히면서도 미국과의 동맹을 굳건히 유지하고, 동시에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모색하는 것이 그 골자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 노선을 "실용적이고 개방적인 협력"이라고 표현하며, 한국과 프랑스 같은 중견국들이 기존 안보 파트너십을 약화시키지 않으면서도 공통의 가치를 바탕으로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이 대통령 취임 이후 계속 제기돼 온 질문, 즉 특정 강대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겠다고 자주 밝혀온 그가 워싱턴과 거리를 두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자국 방위에 대한 책임을 더 많이 짊어지는 동시에, 수십 년 된 한미동맹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밝히며 이 우려를 해소하려 했다.
파리 정상회담 의제 자체가 이 대통령이 워싱턴·베이징·평양이라는 익숙한 삼각 구도를 넘어 외교적 폭을 넓히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이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안보 협력, 인공지능, 원자력, 경제 협력, 문화 교류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며, 이는 한국이 기존 핵심 동맹과 병행해 유럽 국가들과의 파트너십 구축에도 관심을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균형 전략을 시험하는 구체적 사안 중 하나가 호르무즈 해협 문제다. 프랑스와 영국은 이 해역에서 상업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해상 임무를 주도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여기에 기여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다만 당국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파병이 이뤄지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며, 대북 대비 태세 유지라는 현실적 요구와도 견줘봐야 하는 만큼, 한국이 해외 안보 공약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는지에는 실질적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한반도 내에서는 이 대통령이 수년간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 대화의 물꼬를 다시 트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미국과 북한 간 대화 재개를 견인할 이른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임하며, 이를 통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억제하는 협상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한국이 독자적인 대북 관여를 추진하면서도 미국과 세심한 조율이 필요한 민감한 역할이다.
종합해보면 이 대통령의 외교 노선은 동맹과 주변국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피하고, 한국의 외교적 운신 폭을 넓히려는 방향으로 요약된다. 이러한 전략이 실제로 성공할지는 워싱턴·베이징·평양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이 대통령이 제시한 방위 부담 확대와 외교적 모험을 국내 정치가 얼마나 뒷받침해줄 수 있는지에 크게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