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수출 호조에 원화, 13개월 만에 최고 수준 유지
원화가 달러당 1,373원대에서 거래되며 2025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 급증과 무역수지 흑자 확대가 달러 유입을 견인했다.
원화가 달러당 1,373원대에서 거래되며 2025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 급증과 무역수지 흑자 확대가 달러 유입을 견인했다.
원화가 이번 주 달러당 1,373원 안팎에서 거래되며 약 1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반도체 수출이 급증하면서 새로운 달러 자금이 유입되고, 국내 수출기업들의 환전 물량도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원화 강세는 지난달 한국 무역 부문의 눈에 띄는 호실적과 맞물려 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8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7% 급증한 982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347억 5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두드러졌는데, 전년 대비 209% 급증한 466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이는 AI 데이터센터와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도체 수출 반등이 전 세계 AI 인프라 확충 경쟁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핵심적 위치를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첨단 메모리 및 로직 반도체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출기업들의 달러 수익이 크게 늘었고 월말을 앞두고 이를 원화로 환전하는 물량이 늘어난 것도 통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통화정책 역시 원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로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개선되는 성장 전망과 맞물려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정정책도 이러한 흐름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정부는 사상 최대 규모의 2027년도 예산안을 통해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전략 성장 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어서, 수출 호조를 이끄는 핵심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의지를 시사하고 있다.
다만 대외 여건이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91달러를 넘어섰고,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수입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기조 장기화 가능성도 원화의 추가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로서는 시장 참여자들이 한국의 견조한 교역 펀더멘털과 이러한 대외 악재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모습이며, 원화는 다개월 만의 고점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반도체 업황과 글로벌 통화정책의 추가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