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최대 수출 실적에 원화 2년래 최고치로 강세
반도체 수출 급증에 힘입은 한국의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이 원화를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당국이 원화 강세 속도 조절에 나섰다.
반도체 수출 급증에 힘입은 한국의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이 원화를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당국이 원화 강세 속도 조절에 나섰다.
올해 아시아 통화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것은 다름 아닌 한국 원화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약 1,345원까지 내려가며 2024년 10월 이후 가장 강한 수준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로는 원화 가치가 거의 6% 절상된 셈이다.
이러한 원화 강세의 배경에는 역대급 수출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은 올해 들어서만 이미 약 7,094억 달러 규모의 상품을 해외로 수출해, 아직 연말이 남았음에도 지난해 연간 수출액 전체를 넘어섰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9.6% 급증하며 실적을 견인했는데, 이는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수혜를 입고 있다.
이 같은 수출 호조는 경상수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한국의 7월 경상수지 흑자는 420억8000만 달러로, 7월 기준 역대 최대치이자 월별 기준으로도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일시적인 반짝 실적이 아니라 해외 수요가 꾸준히 뒷받침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원화가 지나치게 빠르게 강세를 보이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한국 외환당국은 9월 초 약 200억 달러 규모의 달러 매수에 나서며 원화 강세 속도를 늦추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러한 개입은 이웃 나라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일본은 올해 내내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엔화를 사들여온 반면, 한국은 반대로 원화가 너무 빠르게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 중국 위안화 역시 올해 달러 대비 약 4% 절상되며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골드만삭스는 중국 당국이 시장에 급격한 절상을 맡기기보다 연간 3~5% 수준의 완만한 절상 기조를 계속 유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의 흐름은 이달 예정된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결정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 체제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은 60~67% 수준으로 점쳐지는데, 만약 시장 예상과 다르게 움직인다면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들의 추가 강세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사상 최대 수출,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 그리고 2년래 최고 수준의 원화 강세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반도체 호황이 한국 경제를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는 모습이다. 동시에 당국은 원화 강세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지 않도록 조율에 나서고 있다.



